내가 생각하기에 조선, 대한제국에서 '圓'을 쓰지 않고, '圓'자와 같은 '圜'을 쓴 것은 일본돈과 한국돈을 구별하기 위해서이고, '圜'을 '환'이라고 본격적으로 읽게 된 건 아마 50년대에 화폐 개혁하면서 '圜'을 '환'이라고 화폐에 인쇄하기 시작하던 것이 영향을 주어서 그런 것 같은데, 결론은 '圜'을 원이라 읽는 것이 바른 발음입니다. 당장 구한국은행권이나 구한말 주화만 보더라도 '圜'을 애시당초 '원'이라 적고 있습니다.
한편 당대를 살았던 일본인(1873년생)의 기록에서 그가 전환국은 잘못된 발음이고, 전원국(典圜局, 화폐를 담당하는 관청)이 올바른 발음이라고 지적하는 걸 보고 알게 된 것은, 50년대 이전에도 '圜'자에 대해 잘못 읽은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한자에 대해 앎이 적은 사람들은 '圜'을 '원'이라 읽지 않고 '환'이라 읽었던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사람들이 50년대 이후, 조폐에 관여하여 화폐에 '圜'을 '환', 'Hwan'이라 적고, 또 화폐사에 대해 저술하는 이들이 자신들 저서나 번역서에 '圜'을 '환'이라 적기 시작하면서 그대로 굳어버려 지금까지도 그러한 잘못을 고치지 못하고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한자문화권에서 영향력이 큰 사전인 《강희자전(康熙字典)》에 보면, 우리가 아는 '圜'자의 발음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王權, 于權의 반절음인 '원' 그리고 戸關, 胡關의 반절음인 '환'입니다. '원'으로 읽는가, 아니면 '환'으로 읽는가에 따라 '圜'자의 뜻이 달라집니다. 우선 '圜'자를 '원'으로 읽을 때, '圜'자는 '圓'과 같은 뜻을 갖게 됩니다. [일본의 화폐 단위를 정하는 일에 관여한 오오쿠마 시게노부는 '圓'을 화폐단위로 채택한 것이 화폐가 둥글기 때문이라고 말한바 있습니다.] 그리고 주욱 내려가서 보면, 又圜法,錢也。《前漢·食貨志》齊太公爲周立九府圜法。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즉, '圜'자를 '원'으로 읽을 때, '원법(圜法: 화폐제도)'과 '전(錢)'이라는 뜻이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환'으로 읽을 때는 돈과 관련된 뜻이 없습니다. 즉, 돈과 관련된 뜻을 나타내고자 할 때조차도 '圜'자는 '환'이 아닌, '원'으로 읽어야 올바른 발음인 것입니다.
《康熙字典·囗部·十三》圜:《唐韻》王權切。《集韻》于權切。𠀤與圓同。《說文》天體也,全也,周也。《易·說卦》乾爲天,爲圜。《周禮·冬官考工記》輿人爲車,圜者中規,方者中矩。《又》規之以眡其圜也。《禮·深衣》袂圜以應規,曲袷如矩以應方。又《前漢·梅福傳》高祖從䛫如轉圜。《註》與圓同。又《周禮·春官·大司樂》圜鍾,爲宮。《註》圜鐘,夾鐘也。又《周禮·春官·大司樂》冬日至,于地上之圜丘,夏日至,于澤中之方丘。《註》因高以事天,故於地上取自然之丘,圜者應天圜也。因下以事地,故於澤中取方丘,水中不可以設祭,故亦取自然之方丘,象地方故也。又圜法,錢也。《前漢·食貨志》齊太公爲周立九府圜法。又《周禮·地官·比長》以圜土納之。《註》圜土,獄城也。獄必圜者,規主仁,以仁心求其情,古之治獄,閔於出之。《又》司圜掌收敎罷民,凡害人者,弗使冠飾,而加明𠛬焉,任之以事,而收敎之。《疏》收敎者,謂入圜土,見收使困苦攺悔。又《唐韻》戸關切《集韻》《韻會》《正韻》胡關切,𠀤音還。繞也,圍也。《賈誼·治安策》動一親戚,天下圜視而起。《註》驚視也。《通鑑》漢明帝幸辟雍,冠帶縉紳之徒圜橋門,而觀聽者蓋億萬人。又圜陽,縣名。見前圁字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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