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조선시대 정조가 신하에게 별전을 하사한 일화

화폐

by 集賢堂 2021. 4. 30. 01:22

본문

728x90
반응형

별전이 조선에서 실제로 어떻게 쓰였는지는 잘 모릅니다. 어찌보면 별전이라는 말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건 제가 예전에 읽어보고 재밌다 하면서 혼자만 보던 글인데, 소개해 봅니다.

이만수(李晩秀, 1752년(영조 28) ~ 1820년(순조 20))의 문집 <<극원유고(屐園遺稿)>> 에 기록된 <은사보전지(恩賜寶錢識)>에서 처음으로 조선 국왕이 신하에게 별전을 선물한 내용이 나옵니다.

正廟二十年丙辰。賤臣年四十五。夫人年四十三。有身。正廟聞之。喜而敎曰卿年已過中年。况婦人四十後生産。可謂希有。卿家之慶也。但老産可慮。予有順娩之方。仍以御囊中一大錢手賜之。敎曰臨産使婦人握此錢。當順産矣。臣感激拜受而歸贈夫人。及産握錢謹依聖敎。果順娩得男。卽九月九日。是月流虹之月也。且以聖敎中有卿家慶之敎。故錫命曰慶男。錢內外欵識曰太平萬世。忠孝傳家。匣而藏之。以識慶兒自生之初。蒙被我聖考造化陶甄之恩。以祝慶兒子子孫孫。寶藏此錢。生長太平。傳述忠孝。以永我聖考錫汝保極之化。

정조 20년(1796) 내 나이 45세였고, 부인 나이 43세였다. 그때 부인이 임신하였는데, 정조께서 이 소식을 들으시고서 기뻐하시며 전교하시기를,

"경의 나이 중년을 이미 넘겼고, 게다가 부인이 사십을 넘겼는데 아이를 낳으니, 드문 일이라 하겠다. 경 집안의 경사인데, 다만 노산이라 염려되도다. 나에게 아이 잘 낳는 방법이 있다." 하시었다.

그리고서 주머니 속에서 큰 돈 하나를 꺼내 직접 주시며, 전교하시기를,

"아이 낳을 때 부인이 이 돈을 붙잡고 있으면, 아이를 잘 낳을 것이다." 하시었다.

내 감격하여 절하여 받고서 돌아와 부인에게 주었다. 아이 낳을 때가 되어 성상의 전교대로 돈을 쥐고 있으니, 과연 탈없이 사내 아이를 낳았다. 그 때가 9월 9일이었으니, 이 달은 성상께서 태어나신 달이었다. 게다가 성상의 전교 가운데 경 집안의 경사다 하시는 전교가 있어서, 아이의 이름을 '경남'이라고 지었다.

그 돈 안팎에는 태평만세太平萬世, 충효전가忠孝傳家라고 쓰여 있으니, 상자에 담아 잘 보관하여, 경아가 태어날 무렵에 우리 성상께서 내려주신 조화의 은택을 입었음을 기념하고, 경아가 자손 대대로 이 돈을 소중히 보관하여, 태평하게 살아가고, 충효를 전술하면서 우리 성상께서 가르쳐주신 법도를 오래도록 지켜나가기를 축원한다.


별전을 이런 용도로 썼다니, 신기하지요. 그런데 그 별전 희구조차 불가능한 별전이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728x90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